오늘은 하루 종일 나의 이력서를 새로 작성하는 업무를 진행하고자 한다. 프로젝트에서 나의 역할이 한정되어 가다 보니 쓰임이 다 한 물건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나에게서 업무를 인수 받은 이의 욕망이 강하다 보니 넘겨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쉽거나 서운하다거나 그런 저질의 감정을 갖지 않길 빌어본다. 하지만 역시 서운하거나 불합리하다고는 생각한다. 또한 서글프다는 표현이 더 맞을 그런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뭐 나쁘진 않다. 인생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 갑자기 생각난 것은, 사자의 삶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모두 사자이다. 무리를 이끄는 숫컷 사자였던 나는 젊은 사자의 도전에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하찮은 사자가 되어감을 느끼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무리 속에 있는 것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런 무리 속에서 벗어나 홀로 죽음을 기다리는 늙은 사자의 모습에 익숙해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정작 그럴 때가 온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