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진단을 받은 나의 마음

어제 건강검진 하는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대장암이란다. 그 전에 사람은 유기물이기 때문에 아픈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 크게 생각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덤덤히 이야기했었는데, 지금은 막상 당사자가 되니 담담하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은 아직은 잘 모른다. 큰 병원 가서 진단을 받아보고 난 후에 향후 어떻게 해야 할지가 나올 듯하다. 지금 내 기분은 너무나 차분한 상태이다. 다만, 난 내 삶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은 든다.

이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은 분명 충격적이고, 누구라도 당황스럽고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전에 유기물로서 아픈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지라도, 실제로 자신의 몸에 변화가 닥쳤을 때 감정은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지금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반응일 수 있지만, 내면에서는 복잡한 감정들이 얽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감정들이 어떤 것이든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치료 계획이나 방향이 정해지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조금씩 보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어떤 결정을 해야 한다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천천히 정리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명확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지지받는 것이 치료 여정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삶이 불쌍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도 지금 마주한 상황이 너무나 벅차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탓하거나, 과거를 후회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혼자서 감당하려 하지 않고 의료진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